전용기 타고 간 곳은 연인 공연? FBI 국장 해명

납세자 부담 전용기 사용 두고 공직윤리 논란 확산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와 함께 케이티 밀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용기 사적 이용 논란과 관련한 발언이 나온 방송 장면. 케이티 밀러 팟캐스트 캡처


캐시 파텔(45)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정부 전용기 사적 이용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연인의 공연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파텔 국장은 최근 케이티 밀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납세자 세금으로 운영되는 FBI 전용기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과도한 공격”이라고 일축했다.

파텔 국장은 컨트리 가수이자 연인인 알렉시스 윌킨스(27)와 함께 해당 방송에서 “윌킨스의 공연 가운데 약 15%만 직접 봤다”며 “정말 남용했다면 모든 공연을 찾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임 국장들은 휴가 안 갔나”…비판에 불만 토로

파텔은 “과거 FBI 국장들은 휴가를 가도 이런 비판을 받지 않았다”며 “연인의 공연을 보러 간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올해 윌킨스의 무대를 세 차례 정도 봤고, 명절이나 생일에 가족과 함께 잠깐 만난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텔 국장은 FBI가 운용하는 약 60억 달러(약 8조 8700억 원) 규모의 항공 자산을 이용해 내슈빌(윌킨스 거주지), 라스베이거스 자택, UFC 경기, 아이스하키 경기, 사냥 여행 등에 반복적으로 이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마에 올랐다.

미 행정부 규정에 따라 FBI 국장은 보안상 개인 일정에서도 전용기를 이용해야 한다. 이 경우 본인은 민간 항공권 상당액만 부담하고, 항공기 운항·유지에 드는 수만 달러의 비용은 납세자 부담이다. 파텔은 취임 전까지 전임 FBI 국장들의 전용기 사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 내슈빌 최소 6차례·라스베이거스 10차례…취임 사흘 만에 첫 방문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오른쪽)과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레슬링 이벤트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파텔 국장은 해당 공연을 본 뒤 같은 날 윌킨스의 거주지인 내슈빌로 이동해 전용기 사적 이용 논란이 확산됐다. 알렉시스 윌킨스 인스타그램


미 매체 저스트 더 뉴스는 파텔이 최소 6차례 내슈빌을 방문했고, 라스베이거스 자택으로는 10차례 이동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치 매체 더 불워크는 파텔이 취임 선서 사흘 만에 첫 내슈빌 방문을 했으며, 3월 한 달에만 네 차례 왕복 비행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25일에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레슬링 이벤트에 윌킨스가 출연하자 이를 관람한 뒤 같은 날 다시 내슈빌로 이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적 논란으로 번졌다.

◆ “공항 바꾸면 4000~7000달러 절감”…해명에도 의문

파텔은 논란을 예상했다며 상업 공항 대신 정부 공항만 이용하도록 지시해 회당 4000~7000달러(약 590만~1030만 원)를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납세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동 ‘템플릿’을 연인과 함께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용기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파텔이 윌킨스의 개인 경호를 위해 FBI SWAT 요원 팀을 배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술에 취한 윌킨스의 지인을 FBI 경호 인력이 귀가시켰다는 증언도 정치 전문 매체 MS 나우를 통해 공개됐다.

◆ “프로포즈는 곧”…사생활 공개도 역풍

캐시 파텔(45)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27)가 함께 찍은 사진. 파텔 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프로포즈는 분명히 올 것이며,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엑스(X·옛 트위터)·알렉시스 윌킨스


윌킨스는 SNS에서 공개적으로 “프로포즈는 언제냐”는 게시물을 이어가고 있다. 파텔은 이에 대해 “곧 있을 일”이라면서도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파텔 국장은 전용기 논란과 함께 최근 브라운대학 총격 사건 대응 실패 등 FBI의 잇단 대응을 두고도 비판을 받는다. 파텔은 이에 대해 “올해는 FBI 역사상 최고의 한 해”라고 자평했다.

데일리비스트는 FBI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