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날 가발을 벗었다…탈모 신부가 보여준 선택
윤태희 기자
업데이트 2025 12 31 23:30
입력 2025 12 31 23:30
“그날의 나로 서고 싶었다”…가발 없는 선택이 전한 용기
다니 G가 결혼식에서 가발 없이 신부로서의 모습을 드러낸 채 남편 잭 윌리스와 포옹하고 있다. 선천성 탈모를 안고 살아온 그는 이날 ‘가발 없는 신부’라는 선택으로 자신감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출처=피플
선천성 탈모를 안고 살아온 한 여성이 결혼식 날 ‘가발 없는 신부’를 선택하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피플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 출신의 뷰티 콘텐츠 크리에이터 다니 G(27)는 최근 결혼식에서 가발을 쓰지 않은 모습으로 버진로드를 걸었다. 그는 두 살 때 전신 탈모(alopecia universalis) 진단을 받았지만, 이날만큼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택했다.
다니는 결혼식 나흘 뒤인 5월 14일, 결혼식 영상과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그날, 그 순간은 상상하지 못했던 자신감을 안겨줬다”며 “가발 없이 결혼식의 어떤 순간도 보내는 건 나에게 정말 큰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 “처음 사랑에 빠진 그날의 당신”
혼인 서약을 앞두고 눈물을 훔치는 잭 윌리스와 이를 바라보는 다니 G. ‘가발 없는 신부’의 선택은 예식 순간 두 사람 모두에게 깊은 감정을 안겼다. 다니G메이크업1 틱톡
다니의 선택에는 남편 잭 윌리스(32)의 말 한마디가 계기였다. 두 사람은 2018년 헬스장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수영선수였던 다니는 가발도, 화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니는 “결혼을 준비하며 여러 가발과 드레스를 고민했는데, 남편에게 다시 물었다”며 “‘당신이 처음 사랑에 빠진 그 모습을 보고 결혼하고 싶다’는 그의 말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밝혔다.
잭 역시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다니는 내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며 “그녀는 늘 자신감과 긍정을 뿜어내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 “그를 위해서이자, 나 자신을 위해”
하객들의 축복 속에 혼인 서약을 나눈 뒤 함께 걸어 나오는 다니 G와 잭 윌리스. 다니는 선천성 탈모를 숨기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결혼식에 섰다. 다니G메이크업1 틱톡
다니는 이 결정이 남편의 강요는 아니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결국 이 선택은 남편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위해 ‘그래도 나는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긴장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그 순간이 오자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 중 하나였다”며 “머리카락이 없으니 오히려 얼굴과 표정이 더 잘 드러난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 “가발 없어도 충분히”…댓글로 번진 공감
야후뉴스 댓글창에 “머리카락이 있든 없든 아름답다”며 다니 G의 선택을 응원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들은 ‘진정한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야후뉴스 캡처
다니의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 반응도 빠르게 확산됐다. 피플과 야후뉴스 댓글창에는 “탈모여도 아름답다”, “진정한 사랑이 결국 이긴다”, “가발이 없어도 충분히 눈부신 신부”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특히 한 독자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잃은 지금, 이 이야기가 큰 위로가 됐다”며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 다른 독자는 “그녀의 아름다움은 머리카락이 아니라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축하했다.
◆ “한 편의 영상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가발을 착용한 채 남편 잭 윌리스와 손을 잡고 걷는 다니 G의 모습. 영상 말미에 삽입된 해당 장면은 촬영을 위한 연출 컷으로, 실제 결혼식에서는 가발 없이 버진로드에 섰다. 다니G메이크업1 틱톡
2017년부터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올려온 다니는 결혼식이 열린 그리스에서의 영상을 공유한 뒤,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로부터 수많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고민을 겪는 사람들이 ‘희망을 얻었다’고 말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단 하나의 영상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니의 선택은 결혼식의 한 장면을 넘어, 외모의 기준과 자신감의 의미를 다시 묻는 이야기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