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무슨 일이…시민 봉기, 실탄 진압으로 꺾였다
윤태희 기자
업데이트 2026 01 26 11:13
입력 2026 01 26 11:13
최고지도부 발포 명령 이후 대규모 시위 급감
1월 초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 진압 과정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력을 사용한 모습. 테헤란. 텔레그램 @VahidOnline, 엑스(X) @Imanemumusic
이란 전역에서 확산한 반정부 시위가 최고지도부의 무력 진압으로 사실상 궤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이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사용했고 그 결과 최소 수천 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지난해 12월 말 테헤란 바자르 파업에서 시작됐다.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자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산발적 항의는 전국적 봉기로 번졌다. 그러나 1월 초를 기점으로 정권은 대응 수위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 “자비 없이 쏴라”…최고지도부의 발포 명령
이란 시위 진압을 다룬 뉴욕타임스(NYT) 탐사 보도 화면. NYT는 여러 도시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력을 사용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검증해 공개했다.
NYT는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1월 9일 국가안보최고회의에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시위를 진압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지시 이후 보안군은 사실상 발포 명령을 받고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에 나섰다. 그 직후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이란 당국은 사망자가 3117명이며 이 가운데 427명이 보안요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최소 5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추산하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밝혔다.
◆ 옥상·거리에서 실탄 사격…전국으로 번진 진압
이란 전역 시위 지도. 붉은 점은 보안군의 시위대 실탄 사격이 확인된 지역으로, 뉴욕타임스(NYT)가 검증한 영상 위치를 표시했다. 노란 점은 시위 발생 지역. ISW·AEI 산하 ‘크리티컬 스레츠 프로젝트’ 및 NYT 자료 종합
이란 정부는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했지만, 시민들은 VPN과 위성 인터넷을 활용해 현장 영상을 외부로 전달했다. NYT는 테헤란·이즈파한·마슈하드 등 19개 도시에서 촬영된 160여 건의 영상을 직접 검증했다.
이란 테헤란 사데기예(Sadeghiyeh) 지역 시위 당시 차량 위에 올라 무장한 보안요원이 배치된 모습. 해당 시기 이 지역에서는 실탄 사격으로 시위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X) @Vahid
영상에는 경찰서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모습과 오토바이를 탄 민병대가 군중 속으로 진입해 사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거리에서는 총상을 입은 시민들이 쓰러졌고 일부는 피를 흘리며 간신히 몸을 피했다.
◆ 병원·영안실로 이어진 참상…수천 명 사망 추정
진압이 격화되자 병원 응급실은 순식간에 마비됐다. 의료진은 짧은 시간에 수십 명의 총상 환자를 맞았고, 상당수는 도착 당시 이미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보안군은 산탄총까지 사용했고 그 결과 안구 손상 사례가 급증했다. 어린이와 청소년 피해도 잇따랐다.
테헤란 외곽 영안실에는 신원 확인조차 어려운 시신이 쌓였다. 머리와 목에 치명상을 입은 젊은 희생자들이 다수 확인됐고 유족들은 장례식장에서 다시 항의에 나섰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국가 차원의 폭력”으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