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미스터리’ 마야 도시 흔적 발견…“3000년 전 모습 그대로”
송현서 기자
입력 2025 05 31 15:20
수정 2025 05 31 15:20

과테말라 페텐주(州)에서 진행 중인 우아샤크툰 고고학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마야 유적지가 발굴됐다. 이 유적지의 역사는 최소 3000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제공
과테말라 북부 멕시코·벨리즈 국경 지대에서 최대 3000년 가까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도시의 흔적이 발견됐다.
CNN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문화체육부의 발표를 인용해 “과테말라 페텐주(州)에서 진행 중인 우아샤크툰 고고학 프로젝트를 통해 3곳의 새로운 마야 문명 유적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발굴 작업을 이끄는 슬로바키아 코메니우스대와 과테말라 문화체육부는 규모 16㎢의 지역에서 마야인들이 종교적 행위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발굴했다.
새로운 마야 유적지 3곳 중 한 곳인 로스아부엘로스(스페인어로 ‘조부모’라는 뜻)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본딴 것으로 여겨지는 조각상과 다양한 벽화가 확인됐으며, 전문가들을 이것이 조상 숭배 의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특한 형태의 운하 시스템을 갖춘 피라미드도 정글 한 가운데서 발견됐다. 피라미드의 높이는 33m에 달한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는 다양한 상징적 표현을 묘사한 벽화로 장식된 방 2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사람 얼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는 마야 조각품.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제공. AFP 연합뉴스
과테말라 문화체육부 측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유적지들은 고고학적 보물과도 같은 곳”이라면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으며, 탐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한 유적지들은 마야 의식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였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또 다른 고고학 연구진이 마야문명 도시이자 유네스코 유산인 과테말라의 티칼에서 멕시코의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와 흡사한 1700년 전 제단을 발견했다. 티칼과 테오티우아칸은 1300㎞나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과거 두 지역 문화의 연결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유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4월 과테말라의 티칼에서 발견된 1700년 전 제단을 복원한 이미지. CNN 제공
한편 마야문명은 고대 메소아메리카 지역, 즉 현재의 멕시코 동남부,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 서부, 엘살바도르 북부, 유카탄반도 일대에서 번영했던 문명이다. 약 기원전 2000년경부터 시작되어 16세기 스페인 정복까지 존속했으며, 수천 개의 도시국가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형태였다.
마야인은 0의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문명 중 하나로, 20진법을 사용했으며, 천문학과 수학, 달력 등에서 특히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였다.
마야문명은 9세기쯤부터 갑자기 연쇄 붕괴하기 시작했는데, 멸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열대 우림 한가운데 거대한 석조 도시와 피라미드, 신전이 세워졌으나, 이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마야 문명의 대표적인 미스터리로 꼽힌다.
송현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