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가 떨어진다”…美, 北 접경에 꺼낸 ‘두 배 화력’
윤태희 기자
입력 2025 12 26 22:25
수정 2025 12 26 22:25
우크라 전장에서 검증된 M270A2, 한반도 전면 배치
주한미군 제210화력여단 예하 제1대대 38야전포병연대 찰리 포대 장병들이 지난 11일 한국의 한 사격장에서 최신형 M270A2 다연장로켓포(MLRS)로 첫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반도에 전개된 M270A2의 최초 실사격으로, 미 육군 포병 전력 현대화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미 육군 제공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전 성능이 검증된 미국 육군의 최신형 M270A2 다연장로켓포(MLRS)가 한반도에 전개돼 첫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미 육군이 최전방 지역인 한반도에 최상위 화력 자산을 우선 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으로, 이는 북측 장사정포와 전술탄도미사일 전력을 동시에 겨냥한 억제력 강화 조치로 해석된다.
26일 밀리터리워치매거진 등 외신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훈련은 최신 개량형 M270A2를 실제 작전 환경에 가까운 전방 지역에 투입해 화력 운용 능력과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M270A2는 궤도형 발사차량을 사용하는 중(重)형 다연장로켓포로, 한 발사대당 최대 12발의 로켓 또는 2발의 전술탄도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6발 로켓 또는 1발 미사일을 운용하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비교하면 화력은 두 배 수준이다. 기동성과 수송 편의성은 하이마스가 앞서지만, 단시간에 대량의 탄을 투사하는 포화 타격 능력에서는 M270이 우위라는 평가다. 전방에 밀집 배치된 장사정포 진지와 지휘·통제 시설을 동시에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 가치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장거리·정밀타격 강화…독일 이어 두 번째 전력화
독일 바이에른주 그라펜뵈어 훈련장에서 미 육군 제41야전포병여단 소속 장병들이 최신형 M270A2 다연장로켓포(MLRS)의 탄약 적재·해체 훈련을 하고 있다. 한 발사대당 최대 12발의 로켓을 운용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M270A2의 대량 화력 운용 능력을 설명하는 자료 사진이다. 미 육군 제공
M270A2의 핵심은 신형 공통사격통제체계(CFCS)다. 이를 통해 사거리 150㎞ 이상으로 늘어난 확장사거리 유도 로켓(ER GMLRS)을 운용할 수 있으며, 향후 실전 배치를 앞둔 정밀타격미사일(PrSM·프리즘)과의 호환성도 확보했다.
프리즘은 500㎞를 넘는 사거리가 거론되는 차세대 전술 타격 수단으로, 한반도 전역의 핵심 표적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바이에른주 그라펜뵈어 훈련장에서 미 육군 제41야전포병여단이 최신형 M270A2 다연장로켓포(MLRS)로 모의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발사대를 들어 올린 상태에서 사격 절차와 운용 능력을 점검하는 장면으로, M270A2의 전방 화력 운용 개념을 보여주는 자료 사진이다. 미 육군 제공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이번 실사격이 전방 배치 환경에서 M270A2의 작전 운용 능력을 처음으로 검증한 사례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신형 공통사격통제체계를 통해 하이마스와 동일한 디지털 화력 구조로 통합 운용이 가능해졌으며, 완전히 개량된 장갑 캐빈과 차량 시스템을 적용해 전방 환경에서의 생존성과 지속 운용 능력도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M270A2는 지난해 독일 주둔 미군에 처음 배치된 데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주한미군에 전력화됐다. 주한미군은 제210포병여단 예하 3개 대대, 9개 포대가 운용 중인 다연장로켓 발사대를 순차적으로 M270A2로 교체하며 전방 화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 북 전력 증강 속 억제력 계산
북한이 화성-11나형(KN-24)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KN-24는 북한이 대량 배치하고 있는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로, 한반도 전장 환경을 염두에 둔 정밀 타격 수단으로 평가된다. 북한 노동신문 캡처
북한군은 밀집 방공망과 대규모 로켓·전술탄도미사일 전력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다만 비교적 저비용의 로켓과 지대지 미사일을 대량 발사할 수 있는 M270A2는 방공망을 포화시키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전력과 결합될 경우 공중·지상 동시 타격으로 방공 체계를 무력화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외신들은 M270 계열과 육군전술유도탄시스템(ATACMS·에이태큼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의 S-400 레이더와 이스칸데르-M 발사대를 타격한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운용 경험이 한반도 작전 환경으로 이전되면서 장거리 정밀타격 자산의 실효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이 화성-11나형(KN-24) 등 전술탄도미사일 생산을 확대하고 극초음속 단거리 전술탄 시험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M270A2의 한반도 전개는 미·한 연합의 장거리 정밀타격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직접적인 억제 신호로 해석된다.
윤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