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개입 차단 노린 中 훈련…트럼프는 “걱정 없다”

워존 “봉쇄·개입 차단 시나리오 시험”…미·중 위협 인식 온도차

thumbnail -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가 공개한 자료로, 대만 주변에서 실시된 합동 군사훈련 구역을 표시한 지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과 관련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AP 연합뉴스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가 공개한 자료로, 대만 주변에서 실시된 합동 군사훈련 구역을 표시한 지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과 관련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고강도 군사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는 이를 통상적 훈련으로 평가절하하며 미·중 간 위협 인식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시진핑 중국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는 이 훈련에 대해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그 지역에서 20년간 해상 훈련을 해왔다”며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선을 긋는 발언도 내놨다.

◆ ‘통상적 훈련’ 평가와 현장의 ‘포위’…엇갈린 인식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도 나를 걱정하게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을 침공 리허설로 보는 경계론과는 거리를 두는 발언이다. 일본 내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이 거론됐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공개 비난하거나 일본을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언급을 삼갔다. 미 행정부의 메시지는 확전 관리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thumbnail - 중국 선박이 29일(현지시간)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됐다. 중국은 이날 대만 주요 항만 봉쇄를 가정한 실사격 훈련을 시작했으며, 대만은 이를 “군사적 위협”이라며 반발했다.
AFP 연합뉴스
중국 선박이 29일(현지시간) 대만과 가장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 인근 해역에서 포착됐다. 중국은 이날 대만 주요 항만 봉쇄를 가정한 실사격 훈련을 시작했으며, 대만은 이를 “군사적 위협”이라며 반발했다. AFP 연합뉴스


같은 시점 중국군은 대만을 사실상 둘러싸는 형태의 고강도 훈련을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해·공·로켓군과 해경을 동원해 대만 남·북 해역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번 훈련은 전날 시작돼 이틀 일정으로 알려졌지만, 중국군은 종료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확대·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PLA 동부전구는 훈련 공표 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작전에 돌입했다. 중국군은 구축함·호위함, 전투기·폭격기, 무인기와 장거리 미사일까지 투입했다. 대만 국방부는 항공기 89대와 해군·해경 함정 28척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 워존 “핵심은 봉쇄…미·일 개입 차단 신호”

thumbnail - 대만 공군 소속 미라주 2000 전투기가 29일(현지시간) 대만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대만 주변 해상과 공역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강력한 경고”라고 주장했으며, 대만은 중국 해경 선박 4척이 인근 해역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대만 공군 소속 미라주 2000 전투기가 29일(현지시간) 대만 신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대만 주변 해상과 공역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강력한 경고”라고 주장했으며, 대만은 중국 해경 선박 4척이 인근 해역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이번 훈련의 핵심을 대만 전면 봉쇄 시나리오와 국제사회 개입 차단 신호로 짚었다. 워존은 중국이 항만 봉쇄를 가정한 실사격 훈련을 통해 전면 상륙 이전 단계에서 대만을 고립·압박하는 옵션을 공개적으로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LA는 해·공 합동으로 정밀 표적 탐색·무력화 훈련을 실시했으며 잠수함 등 해상 표적 대응도 포함했다. 대만 남단 서쪽 160해리 지점에서는 상륙강습함 4척과 탑재 헬기 편대가 포착돼, 봉쇄에서 상륙으로의 전환 단계까지 염두에 둔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항공기는 트랜스폰더를 켠 채 비행해 가시성을 높였는데, 워존은 이를 의도적 메시지 강화로 해석했다.

◆ 미·일 변수와 대만 대응…훈련 평가절하 속 커지는 전략적 간극

thumbnail - 대만 해경 순찰함 ‘이란(Yilan)’에 탑승한 해경 요원이 29일(현지시간) 펑자이섬 북서쪽 해역에서 중국 해경 선박을 관측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대만 해경이 공개한 자료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만 해경 순찰함 ‘이란(Yilan)’에 탑승한 해경 요원이 29일(현지시간) 펑자이섬 북서쪽 해역에서 중국 해경 선박을 관측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대만 해경이 공개한 자료다. 로이터 연합뉴스


훈련 시점에는 △미국의 대만 110억 달러(약 15조 7400억원) 규모 무기 패키지 승인(HIMARS 포함)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국방비 증액 발언 △일본 내 대만 유사시 개입 언급이 겹쳤다. 중국은 이번 훈련을 “대만 독립 분열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경고”로 규정하며, 미·일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대만은 중국의 훈련을 긴장 고조 행위로 규정하고 “적절한 전력을 투입해 대응 태세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향후 변수로는 △봉쇄 훈련의 상시화 여부 △가시적 압박의 지속·확대 △미·일의 군사·외교적 대응 수위 △미 행정부 내부의 위협 인식 차이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을 평가절하했지만, 현장에서는 봉쇄와 개입 차단을 시험하는 고강도 군사 시그널이 분명해지며 미·중·대만을 둘러싼 전략적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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