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명당 21억 원 파격…실리콘밸리도 놀란 오픈AI 보상
윤태희 기자
입력 2025 12 31 20:42
수정 2025 12 31 20:42
구글의 7배, 평균의 34배…AI 인재 전쟁이 만든 초고액 보상
미국 인공지능 기업 오픈AI 로고가 컴퓨터 메인보드 인근에 배치된 모습. 오픈AI가 직원 1인당 평균 15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 보상을 지급하며 실리콘밸리 보상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직원 보상에서 실리콘밸리의 기존 기준을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오픈AI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재무 자료를 분석해, 이 기업이 직원 1인당 평균 150만 달러(약 21억 6600만 원)의 주식 보상을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약 4000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이 수치는 구글이 2004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개한 직원 주식 보상 수준보다 7배 이상 높다. WSJ는 보상 전문 컨설팅 업체 에퀼라 자료를 토대로 지난 25년간 주요 기술기업의 상장 전 보상 사례를 분석했고, 오픈AI의 직원 1인당 주식 보상 규모가 다른 대형 기술기업 평균의 약 34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모든 수치는 물가를 반영해 2025년 가치로 환산했다.
◆ AI 주도권 지키기…주식 보상으로 인재 붙잡다
기업공개(IPO) 이전 주요 기술기업의 직원 1인당 주식 보상 규모를 비교한 그래프. 오픈AI의 보상 수준이 다른 대형 기술기업을 크게 웃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오픈AI는 AI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 연구자와 엔지니어에게 파격적인 주식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다. 그 결과 일부 직원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부유한 기술 인력으로 떠올랐다.
이 전략은 비용 부담도 키운다. 오픈AI는 대규모 주식 보상으로 영업손실을 확대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을 빠르게 희석시킨다. 오픈AI 측은 보상 구조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저커버그의 ‘초대형 스카우트’가 불 붙였다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왼쪽)와 오픈AI CEO 샘 올트먼. 저커버그가 주도한 대규모 인재 영입 경쟁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업계 전반에서 보상 경쟁이 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 연합뉴스
올해 여름 AI 인재 쟁탈전이 본격화하자 보상 경쟁은 한층 격화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 경쟁사 연구자와 임원에게 수억 달러, 일부 사례에서는 10억 달러(약 1조 4440억 원)에 달하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메타는 오픈AI 인력 20명 이상을 영입했으, 여기에는 챗GPT 공동 개발자로 알려진 자오성자도 포함됐다. 오픈AI는 이에 대응해 지난 8월 일부 연구·개발 인력에게 일회성 보너스를 지급했으며 일부 직원은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
◆ 2030년까지 연 30억 달러…보상 부담 더 커진다
투자자 자료는 오픈AI의 주식 보상 규모가 2030년까지 연간 30억 달러(약 4조 332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오픈AI는 최근 직원들에게 ‘입사 후 최소 6개월 근무해야 주식이 확정된다’는 기존 지급 확정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알렸다. 이 조치는 향후 보상 총액을 더 키울 가능성이 크다.
◆ 매출의 46%를 보상에…이례적 수치
오픈AI는 2025년 주식 보상을 매출의 46%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WSJ가 분석한 18개 기술기업 가운데 이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한 곳은 상장 직전 매출이 거의 없었던 리비안뿐이다.
상장 전 보상 비중을 보면 팔란티어는 33%, 구글은 15%, 페이스북은 6% 수준에 그쳤다. 알파벳, 메타, 앱러빈 등을 포함한 전체 평균은 매출의 6% 정로 나타났다.
WSJ는 “AI 시대의 핵심 인재 경쟁이 실리콘밸리의 보상 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오픈AI 사례가 향후 기술기업 보상 구조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WSJ의 모회사 뉴스코프는 오픈AI와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고 있다.
윤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