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뼈 있는 농담, 시진핑 반응은?…‘세기의 회담’ 평가 보니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주 앉았다.

두 정상이 2019년 6월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 만에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에서 회담 전부터 전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양 정상은 사진 촬영과 회담 모두발언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 애썼다. 다만 이 과정에서 뼈 있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은) 매우 기품 있고 존경받는 중국 주석이다. 정말 오랜 기간 내 친구였던 이와 함께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매우 강경한 협상가”라면서 “그건 좋지 않다”고 농담을 건넸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미·중 관계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안정세”라고 평가하면서도 “국가 상황이 항상 다르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불가피하고, 두 경제 대국이 때로 마찰을 빚는 것도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두 나라가 세계 발전과 번영을 위해 강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쓴소리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등을 두드리며 성공적인 회담이 될 거라고 여유를 보였지만, 시 주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AP 뉴시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두 나라는 친구가 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발전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비전과도 함께 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리는 이미 많은 것들에 합의했으며 지금 더 많은 것들을 합의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시 주석은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이며 난 우리가 오랫동안 환상적인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회담 직전 ‘핵무기 시험 재개’ 발언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도 양국 긴장감을 고조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직전 트루스소셜에 “다른 국가들의 시험 프로그램으로 인해 나는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의 핵무기 시험(testing our Nuclear Weapons)을 개시하도록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6일 신형 핵 추진 대륙 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실험을 완료했다고 밝힌 지 며칠 만에 나온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시 주석과의 협상에서 새로운 지렛대로 삼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언급한 ‘다른 국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에서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그렇게 하기 싫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러시아가 2등이고 중국이 뒤처진 3등인데 중국은 5년 안에 비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무기 시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thumbnail - 회담 전 시 주석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뉴시스
회담 전 시 주석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뉴시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러·중과 ‘동등한 수준’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볼 때 핵폭발 실험보다는 미사일이나 해저 핵전력 위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동안 핵실험은 국방부가 아닌 핵무기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에너지부에서 수행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2년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한 뒤로 자체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이번 계획이 이행된다면 미국은 1992년 이후로 핵실험을 자제해온 정책을 33년 만에 뒤집게 된다.

‘세기의 회담’ 미·중 정상회담, 전문가 평가는?이번 정상회담으로 미국과 중국은 극단으로 치닫던 무역 전쟁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은 합성마약 펜타닐 원료 단속을 이유로 부과한 20%의 대중국 추가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했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펜타닐 원료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며, 미국산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을 즉시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thumbnail - 회담 테이블 마주 앉은 트럼프와 시진핑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10.30. AP 뉴시스
회담 테이블 마주 앉은 트럼프와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10.30. AP 뉴시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국의 합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미·중 간 구조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증권의 타렉 호르차니는 로이터통신에 “전반적으로 볼 때 전략적 돌파구라기보단 전술적 멈춤처럼 보인다”며 “기술과 공급망, 희토류를 둘러싼 근본적인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그룹의 중국 담당 이사 한셴린은 CNBC에 이번 회담을 “전략적 돌파구보다 전술적 일시 정지에 가깝다”며 “그래도 통제 불능의 무역 전쟁보다는 일시 휴전이 낫다”고 평가했다.

외신들도 회의적인 시각이 역력한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를 놓고 “미·중 경제 경쟁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완전한 합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로이터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이번 합의는) 게임 체인저라기보다는 데자뷔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합의가 끝났다고 선언하고도 무산됐던 전례를 언급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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