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깃값 낮춰야” 역풍…트럼프, 관세 배당 카드로 반격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 후 논란 확산…“생활비 위기, 이제 트럼프의 문제”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폭스뉴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소고깃값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왔다. 폭스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폭스뉴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소고깃값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왔다. 폭스뉴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의 ‘식료품값 인하’ 요구에 “소고깃값을 낮춰야 한다”고 답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육가공업체 담합 수사를 지시하고 관세 배당금 지급까지 꺼내 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버즈피드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충성 지지자의 질문에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소고깃값을 내려야 한다…식료품은 아름다운 단어”폭스뉴스 앵커 브렛 베이어는 당시 인터뷰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은퇴자 레지나 폴리가 세 번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지만 생활비가 내려가지 않아 불만을 토로했다”는 시청자 메시지를 대신 읽었다.

그는 폴리의 말을 인용해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지키길 바라지만 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월가 지표가 서민 경제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깃값을 내려야 한다”며 “식료품, 예전식 표현이지만 아름다운 단어다. 우리는 가격을 많이 낮췄다”고 답했다.

CNN “생활비 위기, 이제 트럼프의 문제”CNN은 “이번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우호적인 폭스뉴스에서 생활비 현실을 직면한 상징적 순간”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스텔터 CNN 수석 미디어분석가는 “언론이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의 질문에는 반박했지만 실제 유권자의 호소에는 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전임자 조 바이든의 약점이던 생활비 위기가 이제 트럼프의 문제가 됐다”며 “공화당이 ‘당신의 눈을 믿지 말라’는 논리를 반복하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육가공 담합 수사 지시…외국 자본이 문제”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솟값은 크게 떨어졌지만 포장 소고기 가격은 올랐다”며 “무언가 수상한 일이 있다. 범죄가 확인되면 책임자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솟값은 크게 떨어졌지만 포장 소고기 가격은 올랐다”며 “무언가 수상한 일이 있다. 범죄가 확인되면 책임자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육가공 업체들이 담합과 시세 조작으로 소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법무부에 수사를 지시했다.

그는 “솟값이 내려갔는데도 포장 소고기 가격은 올랐다. 뭔가 수상하다”며 “외국 자본이 지배하는 대형 육가공기업들이 미국 식량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축산 농가를 보호하고 소비자를 위해 불법 독점에 맞서겠다”며 “범죄가 드러나면 책임자들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로 여론 반전 시도…“모든 국민에 2000달러 지급”
thumbnail -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관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보다”며 “모든 국민(고소득층 제외)에게 최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관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보다”며 “모든 국민(고소득층 제외)에게 최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관세 정책의 성과를 내세우며 “관세로 벌어들인 돈으로 모든 미국인(고소득층 제외)에게 최소 2000달러(약 291만원)를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바보다”며 “미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 인플레이션은 거의 없고 주식시장 가격은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허프포스트 “현금배당 대신 세금 감면 가능성…대법 심리 속 여론전”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구체적 배당 계획을 부인하며 세금 감면 등 다른 형태의 혜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ABC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2000달러 배당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다”며 “팁·초과근무·사회보장연금 비과세나 자동차대출 공제 확대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프포스트는 “대통령이 현금 지급을 약속한 적은 없으며,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실현 가능성이 더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이 ‘의회 승인 없는 관세 부과’의 적법성을 심리 중인 상황에서, 이번 공언은 여론전에 무게를 둔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외신 “정치적 방어용 카드…실효성엔 의문”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수사를 지시했다”며 “대상 기업이 불분명하고 실제 담합이 입증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 소고기 가공의 85%를 차지하는 대기업이 잠재적 조사 대상일 수 있지만, 가격 상승에는 가뭄·사료비·물류비 등 복합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비 비판을 피하려 외국 기업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민주당의 고물가 공세를 상쇄하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메시지라는 지적이 공화당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전했고, 포천은 “지방선거 패배 직후 제기된 이번 수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리스크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터무니없다” “그래도 또 찍을 것”…냉소로 번진 온라인 반응
thumbnail - 버즈피드 영상에 달린 온라인 댓글 일부. “레지나 폴리는 자신이 투표한 결과를 그대로 얻고 있다”, “이건 정말 미쳤다”, “100년 뒤 학생들이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를 것” 등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트럼프는 식료품점에 가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버즈피드 캡처
버즈피드 영상에 달린 온라인 댓글 일부. “레지나 폴리는 자신이 투표한 결과를 그대로 얻고 있다”, “이건 정말 미쳤다”, “100년 뒤 학생들이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를 것” 등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트럼프는 식료품점에 가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버즈피드 캡처


버즈피드가 공유한 틱톡 영상에는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익명의 이용자는 “100년 뒤 학생들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배울 것”이라며 이번 장면을 “현실 부정의 상징”으로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는 아무것도 모르며 관심도 없다”고 적었고 “이게 바로 자신이 찍은 결과”라는 냉소도 많았다.

반면 일부는 “레지나는 결국 또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며 체념 섞인 댓글을 남겼다.

버즈피드는 “생활고를 호소하는 유권자조차 트럼프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이 이번 논란의 아이러니를 더했다”고 정리했다.

“완전히 속았다”…지지층에서도 배신감 표출데일리비스트는 “펜실베이니아의 트럼프 지지자 모건 모르거스가 ‘완전한 배신감’을 느끼며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모르거스는 공개서한에서 “대선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완전히 속았다”며 “같은 후보가 또 나온다면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지출 법안을 “정부 효율화 성과를 무너뜨린 예산 패키지”라고 비판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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