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찢기 한 번에 모든 걸 잃었다”…美 여론도 갈린 미스 핀란드

피플 “성숙한 대응” 평가했지만…야후엔 “사과했는데 왜 박탈이냐” 공방 확산

thumbnail - 왼쪽은 소셜미디어에 퍼져 논란이 된 사진.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눈꼬리를 손가락으로 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오른쪽은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자프체의 모습. (왼쪽 사진=조델 게시물 캡처, 오른쪽=AP 연합뉴스)
왼쪽은 소셜미디어에 퍼져 논란이 된 사진.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 눈꼬리를 손가락으로 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오른쪽은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자프체의 모습. (왼쪽 사진=조델 게시물 캡처, 오른쪽=AP 연합뉴스)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했던 미스 핀란드가 ‘눈찢기 논란’으로 왕관을 박탈당한 뒤 해외에서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핀란드 미인대회 조직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사라 자프체(22)의 자격을 박탈하고 2위였던 타라 레흐토넨(25)에게 새 왕관을 수여했다. 조직위는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의 행동과 책임은 분리될 수 없다”며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눈찢기 사진”으로 촉발된 논란

thumbnail - 새 미스 핀란드 타라 레흐토넨(왼쪽)이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관을 쓴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前)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 AP 연합뉴스
새 미스 핀란드 타라 레흐토넨(왼쪽)이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왕관을 쓴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前)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 AP 연합뉴스


논란은 자프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에서 비롯됐다. 그는 손가락으로 눈꼬리를 당기며 “중국인과 함께 식사 중”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이 장면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자프체는 “두통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비판이 거세졌다. 그는 논란 직후 항공기 비즈니스석에서 “사람들은 나를 미워하지만 나는 비즈니스석에 있다”는 영상을 올려 추가 비판을 받았다.

thumbnail - 미스 핀란드 왕관을 박탈당한 사라 자프체가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스 핀란드 왕관을 박탈당한 사라 자프체가 2025년 12월 1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프체는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조직위는 “대회가 추구하는 존중과 평등, 책임의 가치를 위반했다”며 결국 11일 왕관 박탈을 결정했다.

자프체가 잃은 것은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었다. 미스 핀란드 우승자는 1년간 상금과 활동비, 숙소·차량 지원, 뷰티 브랜드 후원, 방송 및 광고 출연 기회, 미디어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그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홍보대사’로서의 지위와 경력 이력까지 모두 잃게 됐다.

◆ 피플 “절차적이고 성숙한 대응”…“정치 논쟁 아닌 성찰의 기회로”

thumbnail - 미스 유니버스 2025 대회 공식 환영 행사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운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20개국 대표가 참가했으며, 결선은 2025년 11월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EPA 연합뉴스
미스 유니버스 2025 대회 공식 환영 행사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미스 핀란드 사라 자프체(가운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120개국 대표가 참가했으며, 결선은 2025년 11월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렸다. EPA 연합뉴스


미국 연예매체 피플은 12일 “자프체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지 몇 주 만에 인종차별적 게시물로 타이틀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피플은 핀란드 조직위가 “즉흥적 처벌이 아니라 충분한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며 귀국 후 직접 면담을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치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또 “자프체가 사과문에서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조직은 자격을 박탈하면서도 상담·멘토링 프로그램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결정은 ‘배제’가 아니라 ‘성찰의 기회’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피플은 이어 “핀란드 조직은 정치적 논쟁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대회가 추구하는 존중·공정·품위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대응이 아니라 국가 대표 자격과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의식한 ‘성숙한 행정 결정’으로 평가된다.

◆ “사과했는데 왜 박탈이냐”…야후뉴스 여론 ‘팽팽’

thumbnail - 미국 야후뉴스에 게재된 피플 기사 댓글창. 일부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면 그녀가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했을 것”(Thomas), “기사를 다 읽었는데도 도대체 무슨 말을 했다는 건지 모르겠다”(William Alan) 등 반응을 남겼다. 2025년 12월 13일(현지시간) 갈무리.
미국 야후뉴스에 게재된 피플 기사 댓글창. 일부 이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면 그녀가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게 했을 것”(Thomas), “기사를 다 읽었는데도 도대체 무슨 말을 했다는 건지 모르겠다”(William Alan) 등 반응을 남겼다. 2025년 12월 13일(현지시간) 갈무리.


이 보도는 야후뉴스에 실리며 1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미국 네티즌들은 “도대체 어떤 행동이 문제였는지 기사에 안 나온다”, “이제는 뭐만 하면 인종차별이라고 한다”라며 기사와 세태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어 “사과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요즘은 너무 예민하다” 등 정치적 올바름(PC) 문화에 대한 피로감도 드러냈다.

반면 “국가 대표로서 행동은 신중했어야 한다”, “장난이라도 공인이라면 책임이 따른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이용자는 “두통 때문에 눈을 문질렀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며 “사진 한 장이지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 “캔슬 컬처의 단면”…“한 장의 사진이 모든 걸 무너뜨렸다”

댓글 상당수는 이번 일을 ‘캔슬 컬처’, 즉 취소 문화의 단면으로 해석했다. “사과해도 끝이 아니다”, “성장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한 장의 사진이 모든 걸 무너뜨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른 이용자는 “공인은 사적인 농담조차 공적 책임으로 이어진다”며 조직위의 결정을 지지했다.

◆ “논란은 계속”…대표의 품격과 자유 사이

피플은 “이번 사건은 핀란드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대표의 품격’과 ‘표현의 자유’ 간 경계를 되묻게 했다”고 짚었다. 조직위는 “우리는 분열이 아닌 대화를 택할 것”이라며 자프체에게 성찰의 기회를 남겼지만, 댓글창은 여전히 “지나친 처벌”과 “공정한 결과”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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