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잼 사이언스] ‘나뭇잎이 아니야!’…기린 목 길어진 ‘진짜 이유’ (中연구진)
송현서 기자
입력 2022 06 06 16:34
수정 2022 07 04 11:06

약 1700만년 전 마이오세(중신세) 초기 중국 지역에 서식했던 기린과(科)의 조상격 동물 ‘디스코케릭스 셰즈’ 상상도(왼쪽)
중국과학원 산하의 척추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IVPP) 연구진은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준가르 분지에서 발굴한 기린과(科)의 조상격 동물 화석을 분석했다.
화석의 주인인 ‘디스코케릭스 셰즈’(Discokeryx xiezhi)는 약 1700만년 전 마이오세(중신세) 초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화석에는 두꺼운 두개골과 목뼈(경추) 등이 포함돼 있었다.
디스코케릭스 셰즈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기린 속(屬) 동물과는 달리 큰뿔야생양의 몸집 크기와 비슷했으며, 두개골 위로 원반형 뿔인 골축(骨軸)을 갖추고 있었다.

약 1700만년 전 마이오세(중신세) 초기 중국 지역에 서식했던 기린과(科)의 조상격 동물 ‘디스코케릭스 셰즈’ 상상도
뿐만아니라 기린과(科) 동물이 가진 뿔의 형태는 다른 반추동물과 달랐고, 이는 해당 동물의 수컷이 암컷의 구애 활동에 더욱 치열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 고대 동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포유류 중 가장 복잡한 머리-목(두개골-경추) 관절을 가지고 있다”면서 “짝짓기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뿔을 맞부딪히며 싸웠을 것이고, 목이 길수록 경쟁상대에 더 강한 충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 목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1700만년 전 마이오세(중신세) 초기 중국 지역에 서식했던 기린과(科)의 조상격 동물 ‘디스코케릭스 셰즈’ 와 동시대 살았던 다른 고대 동물들 상상도
또 “고대 기린과 동물의 생태적 지위는 솟과 동물이나 사슴과 동물보다 취약했고, 이는 종(種) 내에서 치열한 구애 경쟁을 촉진했다. 이것이 약 200만 년에 걸쳐 (목이 매우 길어지는) 극단적인 형태의 진화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