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면 미국인, SNS 숨기면 거절” 트럼프의 역설

‘골드카드’로 부자이민 문 열고 일반여행자는 SNS 심사 강화…“이중잣대 논란”

thumbnai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원탁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원탁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억 원을 내면 미국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 이른바 ‘트럼프 골드 카드’ 신청을 공식 시작했다. 하지만 같은 날 미 정부는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자에게 5년간의 소셜미디어(SNS) 정보를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일반 여행자에겐 문턱을 높이고 자본가에겐 길을 여는 ‘두 얼굴의 이민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SNS·전화번호·DNA까지 요구…“여행자 사생활 침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시간) ESTA 신청자에게 SNS 계정, 10년간 이메일 주소, 5년간 사용한 전화번호를 제출하도록 하는 심사 강화 방안을 예고했다.

한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호주 등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42개국 국민이 모두 대상이다.

신청자 가족의 이름과 생년월일, 거주지 등도 요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지문·홍채·DNA 등 생체 정보 제출도 가능하다.

파르샤드 오지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조치는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디지털 검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CBP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웹사이트 대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ESTA 신청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 “돈 내면 미국인”…‘골드 카드’로 부자 이민 문 연 트럼프

thumbnail - 미국 백악관 산맥을 배경으로 ‘트럼프 골드카드’ 홍보 이미지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중앙에는 ‘지금 신청’ 버튼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금빛 카드가 보인다. 더트럼프골드카드닷컴 화면 갈무리
미국 백악관 산맥을 배경으로 ‘트럼프 골드카드’ 홍보 이미지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중앙에는 ‘지금 신청’ 버튼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금빛 카드가 보인다. 더트럼프골드카드닷컴 화면 갈무리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골드 카드가 출시됐다”며 공식 사이트를 직접 소개했다.

개인은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 원), 기업은 직원용으로 200만 달러를 내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수수료는 1만 5000달러로 같다. 신원 조사를 통과하면 수주 내에 미국 영주권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또 500만 달러를 내는 ‘플래티넘 카드’ 대기 신청도 병행한다. 이 카드는 영주권은 아니지만 해외 소득에 대한 미국 세금 면제 혜택과 최대 270일 체류 허용을 포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기존 투자 이민 제도인 EB-5를 폐지하고 골드 카드 제도를 새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4월에 금색 카드 실물을 공개했고 이번에 정식 신청 사이트를 개설했다.

thumbnail -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 외벽에 설치된 표지판 모습. 2025년 7월 11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 외벽에 설치된 표지판 모습. 2025년 7월 11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유층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EB-5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이민 절차를 ‘금전화’(goldenize)하며 엘리트 전용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고 악시오스는 “일반인은 SNS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는데 부자는 돈으로 영주권을 산다”며 ‘역설적인 이민 정책’이라고 평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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