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6000원 갚으려 350㎞ 되돌아 온 청년…경찰에 은혜 갚아 [월드피플+]
송현서 기자
입력 2023 12 21 17:20
수정 2023 12 21 17:20

한 중국 경찰이 직장에서 쫓겨나 고향에 내려갈 돈도 없는 젊은 청년에게 흔쾌히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도움을 받은 남성(오른쪽)은 무려 350㎞를 달려와 은혜를 갚았다
허난신원광보 등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후베이성(省) 상양시(市)의 한 경찰서로 젊은 남성이 걸어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오렌지가 든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누구를 찾냐는 경찰에 말에, 이 남성은 “안녕하세요, 돈을 갚으러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제야 경찰서에 있던 뤄씨 성의 경관은 오렌지를 들고 찾아온 남성이 누군지 기억해 냈다.

오른쪽은 해고당한 뒤 무일푼으로 떠돌다 경찰의 도움을 받은 뒤, 은혜를 갚기 위해 돌아온 청년, 왼쪽은 그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줬던 뤄 경관
이후 먹을 것을 사기 위해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까지 팔았고, 살던 집에서도 나와야 했다.
허난성에 사는 부모님 등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휴대전화가 없었던 그는 당시 샹양시의 한 경찰서로 들어가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청년이 뤄 경관에게 빌린 돈을 반드시 갚겠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쓴 차용증

왼쪽은 해고당한 뒤 무일푼으로 떠돌다 경찰의 도움을 받은 뒤, 은혜를 갚기 위해 돌아온 청년, 오른쪽은 그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줬던 뤄 경관. 두 사람은 지난 7일 경찰서에서 다시 만났다
청년은 벼랑 끝에 서 있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경찰관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무려 350㎞를 다시 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은 뤄 경관이 한사코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거절하며, 청년과 함께 오렌지를 나눠 먹는 훈훈한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뒷부분에는 뤄 경관의 주머니에 억지로 200위안을 꽂아 넣은 뒤 도망치 듯 경찰서를 떠나는 청년의 모습도 담겼다.
경찰서를 통해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경찰은 사심없이 도움을 줬고, 청년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마음씨 좋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돼 매우 다행” 등의 댓글로 감동을 표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