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들 물에 잠길라”…굴에서 숨진 남성 손 끝엔 새끼 강아지 2마리 [여기는 동남아]
입력 2026 09 21 16:40
수정 2026 09 21 16:40
태국의 한 60대 남성이 폭우 속에서 강아지를 구하러 굴에 들어갔다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그의 손끝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 2마리의 사체도 함께 발견돼 물이 불어날 것을 걱정해 강아지를 구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더타이거와 카오소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태국 촌부리주 반붕 주택가 인근에서 65세 남성 완나 씨가 흙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현장을 확인했을 당시 흙굴 입구의 폭은 약 60㎝에 불과했다. 입구에는 남성의 발이 일부 드러나 있었고, 구조대는 삽으로 약 30㎝ 깊이까지 흙을 파낸 뒤 몸이 누워 있던 방향으로 약 1.5m를 추가로 굴착해 시신을 꺼냈다.
엎드린 자세로 발견된 남성의 손끝에는 갓 태어난 강아지 2마리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현장에서는 특별한 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을 병원으로 보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한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숨진 남성은 평소 개를 무척 아끼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의 조카는 “삼촌이 개를 무척 좋아해 자신이 먹을 것을 줄여서라도 개들에게 먹이를 챙겨줄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 키우던 개가 사라지면 직접 찾아 나서곤 했다고 덧붙였다.
완나 씨는 이 집에서 홀로 지냈으며, 인근에 친척 몇 명이 살고 있었다. 그날 아침 동생을 보러 왔던 형 솜삭 새 리(75)는 “동생이 강아지들이 있는 굴에 비가 들이차 잠길까 봐 들어간 것”이라며 “좁은 굴 안으로 너무 깊이 들어간 상태에서 주변의 젖은 모래가 무너지면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완나 씨가 지키려던 나머지 강아지 여덟 마리는 집 아래에서 어미 개 두 마리의 보살핌을 받으며 무사히 발견됐다.
강아지의 생명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려 한 노인의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따뜻한 분이었다”, “부디 편히 쉬시길” 등의 댓글을 남기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