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의 희망 될까?…‘mRNA 면역치료제’ 후보 등장 [핵잼 사이언스]



췌장암은 예후가 매우 나쁜 암 가운데 하나다. 췌장이 간 같은 다른 주요 장기와 붙어 있고 큰 혈관과 가깝기 때문에 쉽게 전이가 이뤄지며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도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5년 생존율이 10%대에 머물 정도로 낮은 난치성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 치료에 희망이 보이고 있다. 전이성 췌장암의 생존 기간을 2배까지 늘려주는 신약인 ‘다락손라십’(daraxonrasib)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더나의 ‘mRNA(개인 맞춤형 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 3상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췌장암 같은 난치성 암 치료의 희망도 커지고 있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으로 본격 상용화된 후 현재는 암 치료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환자 맞춤형 암 백신뿐 아니라 mRNA를 이용한 면역 치료 기술도 포함된다. 매사추세츠 챈 의대 암센터의 마커스 루세티 교수와 차이타냐 나이메시 파리크 박사는 췌장암 mRNA 면역치료제를 연구해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췌장암의 90%는 ‘췌관선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이다. 과학자들은 수술도 힘들고 항암 방사선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췌관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이미 1980년대부터 면역치료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인터루킨’이나 ‘인터페론’ 같은 사이토카인을 이용한 면역 치료법은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지나치게 자극해 오히려 해로운 부작용이 심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다른 면역 반응은 그대로 두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만 유발하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그러나 췌장암세포는 주변에 장벽을 만들어 면역시스템을 회피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mRNA를 이용해서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종양 항원을 동시에 투여해 숨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찾아내 제거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래서 쥐를 이용한 췌장암 동물 모델에 5가지 사이토카인과 3가지 종양 항원을 담은 mRNA 칵테일을 투여했다.

연구 결과 mRNA 면역 치료제를 투여받은 쥐의 약 절반에서 완전히 암세포가 제거됐고, 심지어 치료 중단 후 최대 1년까지 재발 없는 상태가 지속됐다. 이는 mRNA 면역 치료제가 일시적인 면역 반응을 유발한 게 아니라 췌장암 세포에 대한 장기적인 면역 반응을 유지해 재발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동물실험 결과이지만, 이제까지 비슷한 동물시험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결과로 앞으로 임상 시험 결과가 주목된다. mRNA가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기대만큼 큰 활약을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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