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죽고 나면 행성들은 어떻게 될까 [우주를 보다]
입력 2026 10 27 16:31
수정 2026 10 27 16:31
백색왜성 주변 행성, 고리, 혜성의 상상도. 유럽우주국(ESA) 제공
영원히 빛날 것 같은 태양도 지금으로부터 50억년이 지나고 난 뒤에는 크게 부풀어 올라 적색거성이 되면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적색거성 단계에서 태양은 지금보다 수백 배 커지기 때문에 수성과 금성을 집어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의 운명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태양에 집어삼켜질 수도 있고 생존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지구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행성들은 적색거성 단계에서 생존할 뿐 아니라 태양이 완전히 죽은 뒤 남은 백색왜성 단계에서도 오랜 세월 공전 궤도를 지키면서 생존할 것으로 추정됐다. 비록 현재 궤도에서 더 먼 곳으로 이동하지만, 대신 영겁의 세월을 어둠 속에서 자리를 지키며 행성계의 흔적 자체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이론 천체물리학자 콘스탄틴 바티긴과 짐 풀러, 그리고 미시간 대학교의 프레드 애덤스는 목성이나 토성 같은 태양계 거대 가스 행성들이 생각보다 빨리 흩어져 우주의 떠돌이 행성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적색거성 단계에서 크게 부풀어 오른 태양이 가스를 균일하게 잃으면서 죽어간다는 기존의 이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관측 결과에 의하면 적색거성 단계의 별들은 덩치만 커진 게 아니라 상당히 불안정해져서 잦은 표면 폭발과 물질 방출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태양이 적색거성 단계에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면서 물질을 방출하는 경우 태양계 외행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사했다. 672개의 폭발 시나리오를 테스트한 결과 연구팀은 대다수 시나리오에서 외행성계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이 완전히 죽고 남은 물질이 모여 백색왜성이 되기도 전에 외행성계가 붕괴되거나 심하게 변형될 가능성이 40%에 달했다. 그리고 시나리오의 약 90~96%에서 백색왜성이 된 후 30억 년 이내에 행성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존 예측대로 태양이 조용히 가스를 잃게 되면 이보다 더 오래 생존할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긴 하나, 이번 연구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태양보다 먼저 죽은 별 주변에 있던 가스 행성들이 어쩌면 현재 우주를 방랑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것이 먼 미래 목성이나 토성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