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할 때 화장·짧은 치마·염색 금지” 페루 정부 규제 방침에 논란 증폭 [여기는 남미]
입력 2026 10 20 17:33
수정 2026 10 20 17:33
한 학교행사에 참석한 케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영상 캡처
페루 정부가 학생들의 용모를 규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페루 정부가 계획을 밀어붙인다면 앞으로 여학생들은 화장하거나 염색한 상태에선 등교할 수 없게 된다.
페루 언론은 19일(현지시간) “정부가 공립 교육기관(학교)에서 도입하겠다고 한 학생의 외모와 복장 등에 대한 규제 방침을 놓고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강경론과 무리수라는 반대론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쪽에선 “교권을 세우고 교내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강력한 조치로 학생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반대론 쪽에선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면서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논란이 된 학생 외모 규제는 케이코 후지모리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최근 학교 행사에 참석해 염색이나 화장 금지 방침을 밝혔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학생이라면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학교에 와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남학생들은 짧은 머리로 등교해야 하고 (남녀 모든 학생들은) 머리를 염색하거나 화장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여학생들이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짧은 치마를 착용하는 것도 금하겠다고 했다. 또한 학교에서 휴대폰 등의 사용이 학업에 방해가 된다며 교사의 명시적 허락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수업 시간에는 절대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겠다고 했다.
규정을 위반하는 학생에 대해선 징계도 제도화된다. 위반 행위의 경중에 따라 구두 또는 서면 경고, 피해 복구 또는 손해 배상, 교내 휴식 공간의 일시적 이용 제한, 교실에서의 일시적 격리 조치 등이 있을 것이라고 페루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각한 위반 행위에 대해선 정학, 조건부 등교, 퇴학 등의 징계가 뒤따를 수도 있다”면서 징계의 횟수도 제한해 상습적 위반 학생에 대해선 영구적 퇴출(퇴학)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관련 법 제정을 위해 법안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30일 동안 의견을 모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서두르면 연내 관련 법 제정을 완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심해 페루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대론자들은 “일부 규정에 성차별적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면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일부 반대론자들은 “복장이나 머리 모양, 화장 여부가 반드시 교사에 대한 존중이나 학교 공동체 내 원만한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