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가 내 월급보다 비싸” 쿠바 간호사, 비참한 심경 토로 [여기는 남미]
입력 2026 11 01 14:12
수정 2026 11 01 14:12
영상에서 닭고기가 자신의 월급 총액보다 비싸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쿠바의 간호사. 영상 캡처
쿠바의 한 여성 간호사가 월급을 받은 뒤 비참한 심경을 토로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신을 쿠바의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영상 속 여성은 간호사 월급과 쿠바의 식품 물가를 비교하면서 월급은 적고 물가는 비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영상 초반에서 이 간호사는 월급과 닭고기 가격에 대한 말을 꺼냈다. 그는 “30일 동안 일하고 4000페소를 받았다”면서 “월급을 받은 후 닭고기를 사려고 가격을 보니 1팩에 4500페소였다”고 말했다. 월급을 한꺼번에 몽땅 지갑에서 꺼내도 닭고기 1팩을 못 산다는 게 요지였다. 간호사는 닭고기 1팩의 정확한 중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껏해야 1마리 포장이라는 게 쿠바를 탈출한 쿠바인들의 설명이다.
굳이 닭고기 가격과 비교하지 않아도 달러로 환산하면 이 간호사가 받은 월급은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쿠바의 암달러 기준으로 4000페소를 미화로 환산하면 4.76달러, 원화로는 6300원 정도다.
월급은 턱없이 낮지만 닭고기 가격은 쿠바보다 경제 형편이 훨씬 나은 다른 중남미 국가와 큰 차이가 없다. 닭고기 가격을 미화로 환산하면 5.36달러, 원화로는 약 7200원이다. 월급으로 생활하는 쿠바 주민이라면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간호사는 “도대체 무엇을 사 먹고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월급에 비해 식용유도 금값이다. 이 간호사는 이번에도 구체적인 중량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2700페소를 줘야 식용유 1통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집에서 치킨을 만들기 위해 닭고기와 식용유를 구입한다면 7200페소를 지출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월급의 180%에 달하는 돈이다.
간호사는 “마르티나라는 작은 바퀴벌레가 느꼈던 기분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것 같다”면서 월급을 받아도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마르티나는 동화 ‘아름다운 바퀴벌레 마르티나’의 주인공이다.
그는 과일과 채소, 교통비, 의약품, 위생용품, 전기요금 등이 모두 비싸다면서 쿠바에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쿠바의 월급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과거의 베네수엘라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지 언론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까지 끊기면서 외화 벌이에 제동이 걸려 (수입에 의존하는) 생필품과 식품 가격이 뛰고 있다”면서 월급은 오르지 않아 생활고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