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떠돌던 여성 구했어요”…2000만뷰 영상 속 주인공, 알고 보니 아내 [여기는 중국]
입력 2026 11 01 14:13
수정 2026 11 01 14:13
중국에서 조회수와 상품 판매를 위해 실제 부인을 떠돌이 여성으로 꾸며 영상을 찍은 부부가 적발됐다. 웨이보 캡처
산속을 떠돌던 여성을 발견해 돌봐줬다는 중국 남성의 영상이 부부의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물건을 팔기 위해 불쌍한 사연을 꾸며 영상 200여 개를 올렸고, 누적 조회 수는 2000만회를 넘었다.
1일 중국 중앙(CC)TV 보도에 따르면 최근 헤이룽장성 경찰은 허위 영상을 유포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정씨와 리우씨 부부에게 행정구류 처분을 내렸다.
남성이 처음부터 여성을 등장시킨 것은 아니었다. 그는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에서 산 버섯을 채취하는 일상을 올렸다. 산에서 얻은 물건을 팔아 빚을 갚고 싶다는 사연도 내세웠다.
그러다 지난 8월 30일 영상부터 산속을 떠도는 여성이 나타났다. 게시물에는 ‘실제 생활을 기록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후 여성은 영상의 단골 주인공이 됐다. 남성은 그를 ‘샤오슈’라고 부르며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계정 이름도 ‘사거와 샤오슈의 행복한 생활’로 바꿨다. 두 사람은 라이브 방송에 함께 출연해 상품을 팔았다.
팔로어는 단기간에 29만 2000명까지 늘었다. 계정에 연결된 판매 상품도 7개에서 12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의심도 커졌다. 댓글에는 “이 여성은 누구인가. 아내 아닌가”, “빨리 보호시설로 보내라”, “경찰에 신고하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남성은 여성의 신원이나 구조 경위를 설명하지 않았고 영상에도 연출이라는 표시는 없었다.
해당 플랫폼에 신고가 들어가고 경찰에게 자료가 전달되면서 진상이 밝혀졌다. 두 사람은 실제 부부였으며, 둥닝시 쑤이양진에 집을 빌려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는 지난 8월 30일부터 10월 22일까지 더우인·콰이서우·위챗 등의 플랫폼에 허위 영상 200여개를 게시했다. 영상에 달린 ‘좋아요’는 5만 개, 댓글은 6000개를 넘었다. 우연한 만남과 구조로 포장한 사연은 결국 상품 판매를 위해 부부가 함께 꾸민 이야기였다.
사실 이 부부처럼 어려운 처지의 여성을 구했다는 자작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4월 윈난성 리장에서도 부부가 한 여성을 고용해 비슷한 영상을 찍었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하루 90위안(약 1만 8000원)을 주고 고용한 여성에게 가발과 낡은 솜옷을 입혀 산속을 떠도는 사람처럼 꾸몄다.
부부는 각각 회사 사장과 수행 직원 역할을 맡았다. 남편이 회사 일 때문에 돌아가자고 재촉하면 아내가 “사람을 구하는 게 중요하냐, 돈 버는 게 중요하냐”고 답하며 선행을 강조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대사와 행동까지 미리 짜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공지능(AI) 영상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제는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영상조차 꾸며낸 이야기는 아닌지 의심해야 하는 씁쓸한 현실이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