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거래 끝? 페루, 마추픽추 입장권 예약제 폐지 [여기는 남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루의 잉카 유적 마추픽추 입장권 예약제가 폐지된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약하고 웃돈을 얹어 몰래 판매하는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페루 언론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문화부가 마추픽추 입장권 판매 시스템 변경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정비해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 시스템의 핵심은 예약제 폐지다.

마추픽추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 문화유산으로 보호를 위해 입장객이 하루 5600명으로 제한돼 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하면 관광이 불가능하다.

현행 시스템에서 마추픽추 입장권 구매를 원하는 내외국인 관람객은 예약 후 3시간 내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 시스템을 악용하는 암표상은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약하고 3시간 내 되파는 식으로 한 푼도 쓰지 않고 돈벌이를 할 수 있다. 예약 후 3시간이 지나면 예약은 자동으로 취소돼 암표상으로선 손해를 걱정할 일도 없다.

페루 문화부가 마추픽추 입장권 판매 시스템을 변경하기로 한 건 예약 취소율이 높아 피해를 보는 선의의 관광객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화부가 최근의 마추픽추 입장권 예약 21만 건을 분석한 결과 취소된 예약은 13만 1626건에 달했다. 전체 예약의 62.9%가 실제 마추픽추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마추픽추를 보고 싶어 하는 내외국인 관광객 13만명이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려야 했거나 여행 일정을 바꿔(연장)야 했다는 뜻이다.

시스템을 악용하는 마추픽추 입장권 암표상이 활개 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문화부는 예약 후 15분 내 결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예약과 결제 시차가 3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되면 암표상이 활동할 여지는 대폭 줄어든다.

현지 관광업계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관광객이 마추픽추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마추픽추가 있는) 쿠스코 지방에서 1~2일 체류 일정을 늘려야 했던 경우가 잦았다”면서 새로운 판매 시스템이 가동되면 재판매가 목적이 아닌, 실제로 마추픽추를 방문하려는 관광객들의 불편과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마추픽추 입장권은 현장에서도 오프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장 판매는 일일 1000매로 제한돼 있어 조기 소진되기 십상이다.

한편 페루는 하루 최대 5600명으로 제한돼 있는 마추픽추 입장 인원 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페루 문화부가 마추픽추 유적의 관리 상태와 관광 인프라에 맞춰 현행 최대 입장 인원이 적절한지 용역을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마추픽추 입장객을 늘려야 한다는 관광업계의 요구가 있다”면서 “지금의 최대 인원이 적절한 수준인지 연구 결과가 나오면 현행 유지나 증감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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