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5시간 답 안 했다고 해고…휴일에도 3시간마다 메시지 확인 강요 [여기는 중국]

thumbnail - 중국에서 한 직원이 휴무 중 업무 메시지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중화망 캡처
중국에서 한 직원이 휴무 중 업무 메시지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중화망 캡처


중국의 한 교육업체에서 일하던 보조강사가 휴일에 학부모 메시지에 답하지 않아 질책을 받은 뒤 회사와 갈등을 빚다 해고됐다. 회사는 온라인에 허위 정보를 올린 점 등을 해고 사유로 들었지만, 당사자는 부당해고라며 노동중재를 신청했다. 그가 모은 근무시간 외 업무 기록은 캡처 화면만 900장이 넘는다.

1일 중국 양쯔완바오에 따르면 난징의 교육업체 비옌하오칭쑹에서 대학원 진학 상담과 학생 관리를 맡았던 루씨(가명)는 지난달 17일 휴일을 맞아 등산에 나섰다. 산에서는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업무용 휴대전화는 두고 갔다.

그사이 학부모가 단체 대화방에 질문을 올렸다. 5시간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학부모가 불만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루씨에 따르면 그날 저녁 여러 상사가 전화를 걸어 책임을 물었고, 업무용 단체 대화방에서도 질책이 이어졌다. 상사는 해당 학부모가 중요한 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오후 8시가 넘자 팀장은 휴일에도 가급적 3시간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업무를 처리하라는 지침을 부서 대화방에 올렸다.

루씨는 쉬는 날에도 대기하며 무급으로 일하라는 요구라며 회사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회사는 내부 조사 결과 강제적인 무급 초과근무나 직원에 대한 공개 비판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확인만 하라더니”…답변하려면 자료 조사에 외부 연락까지루씨는 평소 전공이 서로 다른 학생 20여명의 대학원 진학 준비를 도왔다.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에 답하려면 관련 자료를 찾거나 외부 강사에게 연락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메시지만 확인하는 일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사는 “휴대전화를 보라는 것이지 업무를 처리하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초과근무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루씨의 주장이다. 그는 업무 연락을 위해 별도의 휴대전화도 직접 구매했다.

루씨는 “휴일에도 하루 종일 대기해야 해 외출하기가 어려웠고, 나가더라도 몇 시간밖에 머물지 못했다”며 “중간에 방해받지 않고 쉴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갈등이 이어지던 지난달 23일 밤, 루씨는 여러 업무용 단체 대화방에서 강제로 퇴장당했고 업무 계정 접근 권한도 차단됐다.

서면 해고 통지를 받지 못한 그는 25일 평소처럼 출근했지만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었다. 학생·학부모 대화방에서 이미 제외된 데다 상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중재에 나섰으나 양측은 합의하지 못했다.

회사는 그날 오후 근로계약 해지 통지서를 전달했다. 통지서에는 루씨가 사무실 공용 공간과 부서 단체 대화방에서 개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온라인에 회사와 관련된 허위 정보를 게시해 회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취지의 해고 사유가 담겼다.

루씨는 이에 반발해 지난달 28일 노동중재를 신청했다. 부당해고에 따른 배상과 미지급 초과근무 수당을 요구하며 근무시간 외 업무 기록을 정리했는데, 캡처 화면만 900장이 넘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는 전직 동료의 증언도 나왔다. 양쯔완바오가 인터뷰한 이 직원은 입사 당시 휴일에는 6시간마다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하면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휴일에 약 3시간 동안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사들에게 잇따라 전화를 받았다며, 쉬는 날에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교육 기관은 언론과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고 있고 루씨는 대화 기록과 근무 내역, 해고 통지서 등을 모아 중재 절차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학부모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료조사하고 관계자에 연락하는 행위는 실질적인 업무”라면서 “휴일에 수시로 접속하도록 요구하면서 초과근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직원의 휴식 시간을 무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부당해고에 따른 법정 경제보상금의 두 배를 배상하라는 요구도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봤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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